칼럼] 나주시청, 21세기 AI 행정 준비는 하고 있는가
- 등록일 2025.06.2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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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조경수
[칼럼] 나주시청, 21세기 AI 행정 준비는 하고 있는가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적 과제로 부상한 지금, ‘스마트 행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행정의 효율성과 시민 소통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은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전라남도 나주시의 현실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 송월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공간정보 안내시스템’이 전원도 꺼진 채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은, 나주시가 AI 시대에 진입하기는커녕 아직 디지털 행정의 입구조차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다는 불안한 징후로 읽힌다.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인 이 시스템은 민원 정보, 공공시설 안내 등을 디지털로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계단 아래 구석에서 “고철”로 전락했다. 시민이 접근하기도 어렵고, 사용법은커녕 작동 흔적조차 없다. 처음엔 거창하게 ‘스마트 시정’이라고 홍보했지만, 유지·관리 없이 방치된 현재의 모습은 디지털 장비의 무덤을 보는 듯하다.
문제는 이 현상이 단지 한 장비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나주시 전반의 행정은 과연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가? 단순히 장비 몇 개를 설치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시민의 요구를 예측하고, 정책 효과를 시뮬레이션하며, 민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행정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는가?
AI 시대의 행정은 질문의 질에서 시작된다.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를 묻는 자문이 필요하다. 나주시가 진정한 ‘스마트 행정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단절된 시스템 위에 감각적인 AI 옷을 입히기보다, 철학 있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행정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로 작동한다. 방치된 기기는 시민의 불신을 키우는 조각상일 뿐이다. 이제라도 나주시는 이 장비 하나를 복구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잊고 있었던 행정의 목적과 철학을 되살리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 최종업데이트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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