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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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는 누가 뭐래도 이 고장을 대표하는 명산물로 흰꽃이 특징입니다. 흰꽃은 시민의
            순결성을 표현하고 꽃잎은 다 함께 피고 지므로 시민들의 굳센 의지와 단결심을 상징하는
            시화(市花)입니다.
               그래서 금성산이 남쪽으로 이어진 대포리봉의 동편 자락에 위치한 나주시청사 앞의
            정원에는 좌우로 시화인 배나무를 심었지요. 봄이면 이화에 월백하니 그 정취가 그윽하고

            봄볕에는 그 흰빛이 더욱 빛난답니다. 여름이면 비옥한 나주평야의 자양분 때문에 잎이
            무성하고 잔가지가 하늘을 향해 솟아나지요. 가을에는 황금빛 배가 풍성하게 열리니 보는
            이들의 마음도 넉넉하게 된답니다.
               시청사 앞의 우백호(시청을 바라볼 경우 좌측) 배나무는 1921년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수량마을에서 한 주민이 식재한 금촌추 품종입니다. 이 배나무는 구슬땀을 흘리고 키운
            농부의 손을 타서 나무높이는 2.4m에 불과하지만 둘레 1.7m에 수관폭(樹冠幅)은 12m나
            되지요.
               사람의 손에서 길러진 배나무의 특성상 지하고는 0.4m 미만인데 수관고(樹冠高)는
            2m나 되니 아주 기형적인 비율을 보여주는군요. 이렇게 길러야 관리가 쉽고 농부의

            수고를 덜어주니 인간의 지혜가 대단한 것을 보여주지요. 좌청룡 배나무도 비슷한 크기에
            비슷한 수형을 갖고 있어요. 단지 지하고(0.6m)가 조금 더 높고 그 부위에서 둘레가
            1.4m로 약간 작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하여간 우백호 배나무는 나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배나무라고 이곳 안내판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풍수를 말할 때 좌청룡 우백호를 사용하는데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에서는 그 방위를 동서남북과 중앙으로 나누며 동서남북에는 각각의 신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이를 사신, 또는 사령이라고 하는데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 남쪽은

            주작, 북쪽은 현무라고 하지요.
               인생의 시기는 청룡은 어린 시기, 주작은 장년, 백호는 노년, 그리고 현무는 죽음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우백호 배나무는 노년에 해당하고 나주에서 가장 늙은
            나무라고 하는 것과 일치하지요. 사신은 이렇게 우리의 우백호 나무에도 적용되니 그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군요.
               우리의 우백호 배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으며, 지대가 비옥하고 태풍으로부터
            안전하니 길이길이 그곳에서 나주사람들의 사랑을 받겠지요. 농작물 배나무는 혹사 당하는
            경우도 있어 수령을 단축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데 여기 배나무는 오롯이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핌을 받으니 동물복지라는 말이 있듯이 나무복지가 대단하지요.

               더구나 안내판에는 나주인이 이 우백호 배 노거수를 통하여 세계 최고의 특산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500년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나주배의 명성을


                                                               제1장 천년 목사 고을을 지켜온 나무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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