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3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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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변의 회진리, 죽산리의 절구마을과 화동(장춘정)마을에 이어 다음 순서를 위해
북으로 향합니다. 그러면 죽산리의 북쪽에 인접한 문동리로 들어서게 되는데 문동리 3구의
증문마을에서 보호수 소나무 6그루를 만나게 됩니다.
이 소나무는 마을 공원에서 줄나무를 형성하는데 길 건너편에도 역시 곰솔 7그루가
노거수(다시 #3)로 지정되어 있지요. 멀리서 보면, 총 13그루의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거대한 숲정이로 보이고, 가까이 다가서면 마을 공원 속의 정감 있는 소나무 군락입니다.
증문마을은 배산임수의 전형인데 뒤에는 청림산(189.1m)이 있고 앞에는 근처 영산강
본류로 흘러가는 작은 개천(고막원천)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이 들어설 땅을
선택할 때 산천의 형세를 살폈는데 불길하거나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그 땅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지리적 결함을 치유하여 사용했지요. 즉, 지력(地力)을 회복시키는 등 살기 좋은
터로 바꾸어 살았던 거지요. 그런데 지기를 북돋고 보완해야 할 대상이 너무 크면 이를
적절히 고쳐 쓰기 위해 비보풍수를 실행했어요.
비보풍수는 흉한 살을 퇴치하고 땅에 결함이 있을 때 풍수적 지혜를 기울여 다시
살기 좋은 터로 바꾸는 행위나 그 산물을 말하는데요. 그 가운데 동수비보(洞藪裨補)는
마을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해 막거나 송림을 가꾸어 홍수와 방풍에
이용했습니다. 화기비보(火氣裨補)는 주변 산이 형상이 불꽃 모양의 화산인 경우 화재를
막아주는 연못이나 해태상을 설치했지요. 산천비보(山川裨補)도 있는데 이는 국가차원의
일이고, 지명비보(地名裨補)는 마을의 지명을 조화롭게 이름 지어 좋은 기운을 붙잡아
두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증문마을의 송림은 동수비보에 해당됩니다. 전통 고택에서
중문과 안채 사이에도 나무를 심어서 안채에 거주하는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했는데,
이를 동수비보(洞藪裨補)라 하여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지요.
안동 하회마을의 만송정은 천연기념물 제473호인데 낙동강변을 따라 넓게 조성된
송림에 100여 그루의 100여년 된 소나무가 하회마을의 회돌이 강변을 따라 감싸고
있어요. 증문마을의 경우도 비슷한 비보숲이 됩니다.
그리고 수구비보(水口裨補)는 마을의 생기가 흘러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돌탑, 나무숲 등 풍수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인데 다도면 판촌리 고마마을이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한편, 유명 고택을 자세히 보면 앞뜰에는 소나무가 있고 뒤뜰에는 대나무가 있는 곳이
많고 마을도 이런 경우가 많은데요. 풍수에서 소나무는 ‘장수’를 상징하고 대나무는
‘다산’과 ‘부귀’를 상징하는데 소나무와 대나무를 묶어 ‘효행’을 뜻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송죽리’ 지명이 많은 거예요. 왕곡면에도 동백나무 천연기념물을 보유한
제6장 백호 임제의 고향 다시 영산강변과 윗동네 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