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7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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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변의 회진리, 죽산리, 문동리 증문마을의 비보숲 송림을 탐방한 후 이제 서쪽으로
            향하면, 문동리와 인접한 동당리로 들어서게 됩니다. 청림산(189.1m) 서쪽 산자락의
            동당리 3구의 청림마을에서는 보호수 팽나무를 만나게 되지요.
               이 팽나무는 둘레 4.7m, 나무높이 20m로서 너른 들판가에 있어도 돋보이고 장관을
            이룹니다. 숲정이 속의 동생 팽나무의 둘레는 3.7m인데 옆으로 누운 나무이므로 수평으로

            둘레를 측정할 때 과장된 수치를 보이고 있어요. 이 보호수 팽나무는 작은 팽나무 및
            느티나무와 함께 당산목으로서 당숲을 형성하는데 너른 들판을 바라보는 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애물이 없이 훤히 트인 들녘 이곳저곳에서 당숲을 조망하면 둥그런 구체 모양의
            숲정이가 주위 풍광과 조화를 이룬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나라 전통 농촌마을의 숲정이는
            비보림으로 심고 마을사람들이 민속신앙으로 떠받들어 온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도 똑같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군요.
               당산목이기는 하지만 이제 당집은 온데간데가 없고 아담한 정자가 있어 짙은 녹음 아래
            시원한 들바람을 쐬기에 딱 그만입니다. 여기 보호수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팽나무

            한 그루이지만 군소 팽나무 세 그루가 후계목을 형성하고 있군요. 그뿐 아니라 주변에
            느티나무도 네 그루 있어서 4:4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군요.
               늦가을에 탐사하면 남녘땅 온화한 곳이라 팽나무는 여전히 푸르러 청림인데 느티나무는
            갈색으로 말라 있거나 낙엽이 져서 명징한 대비를 이루게 됩니다. 해가 갈수록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니 이곳의 팽나무는 가을이 한참 깊어 갈지라도 푸르름 그대로 남아
            남녁의 빈 들녘을 지켜줄 것 같은 상상이 들군요. 반낙엽수처럼 말이에요. 2023년의
            경우는 11월 초순이 지나도 이곳 팽나무는 동네 뒷산의 송죽과 똑같이 푸르른데 동네

            감나무는 잎이 모두 떨어지고 홍시만 주렁주렁 열려 있군요. 이즈음 어떤 느티나무는 완전
            낙엽이 지기도 했답니다.
               마을내 주요 유물로 샛골나이(중요무형문화재 제28호), 모인재(탐진최씨 사촌 최사물의
            재각),  고인돌이  있습니다.  한편,  동당리의  영산강변  높은  언덕에  있는  석관정은
            ‘나주제일정’과 ‘영산강제일경’이라는 현판이 붙은 명승을 이루는데 ‘석관귀범’이라는
            영산강8경의 제3경이에요. 석관정 바로 옆에는 팽나무 노령목 두 그루(#다시4)가 석관정
            및 영산강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답니다. 석관정 나루터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종종 황포돛배와 유람선을 대기 위한 간략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요. 샛골나이는 동당리 일원에서 직조되는 고운 무명베를 일컫는 말인데

            ‘샛골’은 청림마을을 가리키고 ‘나이’는 길쌈을 뜻하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샛골
            세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전수자의 집이 당산목에서 백보도 안 되는 마을안에 있어요.


                                                      제6장 백호 임제의 고향 다시 영산강변과 윗동네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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