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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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평 계로리에서 동원리를 향해 남서쪽으로 문평로 도로를 따라 대도리의 대도저수지를
지나면, 동원리 1구 쌍심(雙心) 마을의 두 그루 느티나무 보호수를 탐방하게 됩니다.
대도저수지에서 1km도 내려오지 않아 안국천에 놓인 쌍정교를 왼쪽으로 건너면
쌍심마을이에요. 이 마을은 정자가 둘이 있어 쌍정마을이라고도 하는 조그마한 쌍정마을과
일심마을이 합해져 쌍심마을 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져 옵니다.
쌍정교를 건너 좌우로 둘러보면 좌측에 학산정이 있고 우측에 마을회관인 쌍심회관이
있습니다. 쌍심회관 바로 저편에 수령 300년에 둘레가 3.5m인 형님 느티나무와 몸통이
뚱뚱하여 가슴높이 둘레가 6.0m인 동생 나무가 안국천 뚝방 안쪽에 나란히 있어 나무도
우애가 있는 것처럼 보이군요.
형님 느티나무는 지하고가 높고 나무높이도 높은 편이라 세력이 왕성하고 수관도
풍성합니다. 옆에는 서양 햇볕이 쨍쨍 쬘 때 그늘을 즐길 수 있는 아담한 정자가 있구요.
형님 나무는 수관이 널리 퍼져 있는데 동서 22m 보다 남북으로 28m나 되니 동생 나무와
수관이 가까스로 맞붙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부대끼지는 않는 정도입니다. 수형은 잎이
무성할 때나 나목일 때나 반구형으로서 균형이 잘 잡혀 있네요. 하여간 형님 나무는 뚝방
안쪽 논가에 위치하는데 뚜렷이 경계를 이루는 논둑도 없어요. 그래서 논의 물 수위와
느티나무 아래 땅의 표고는 불과 한 자(30cm)에 불과하므로 느티나무는 앞뒤로 지하수를
통한 물의 혜택은 충분히 받고 있습니다.
형님 나무는 장자로서 대우를 받은 탓인지 굳이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자연스럽게 자연석 경계석을 둘렀군요. 그리고 들독과 너럭바위도
배치하여 장자계승 원칙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들독인지 당산석인지, 단순한 너럭바위인지
지석묘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형님우대원칙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두 그루 모두 보호수
형제목이지만 명패는 형님 나무 아래 있고 정자와 평상이 놓여 있는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없이 곁에서 형님 나무를 보필하는 동생 나무는 제방 뒤편에 자리합니다. 지하고가
낮기도 하지만 유난히 둘레가 커서 빈약한 수관과 불균형을 이룹니다. 또한 수세도 약한
편이라 수관의 잎이 듬성듬성한 편이지요. 동생 나무도 형님 나무를 따라 동서로는 16m,
남북으로 20m로 더 길게 뻗어가니 형님 나무와 광합성작용을 두고 다툴 일이 없군요.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도 이런 나무의 햇빛 나눠 쓰기 전략을 두고 ‘세 나무가 붙어 있어
공간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공간을 나눠 쓰는 쪽으로 스스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언급하였지요.
동생 느티나무는 키도 작고, 잎새도 성기지만 서쪽에 위치한 탓에 혹시라도
석양빛이라도 형님 나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수관이 남북으로 더 길게 뻗어가면서
배려하는 듯합니다. 이래서 자연부락의 우애 좋은 형제 나무라 칭해 봅니다.
제3장 금성산 북쪽 호남 3대 명촌 노안면과 문평면 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