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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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를 덮은 곳이 붉은 땅의 세지면이에요. 그뿐 아니라 세지 멜론은 전국 생산량의 60%
            차지하고 있으니 유명 주산지이지요.
               동창마을의  민가지역을  약  70m지나  남쪽  동네  어귀에  이르면  또  다른  보호수
            느티나무가 우람하게 다가섭니다. 수령은 3백년에 지나지 않지만, 밑동에서부터 세 줄기로
            자랐기 때문에 세 줄기를 묶어 둘레를 재면 거대한 나무처럼 6.9m나 됩니다. 물론 가장

            굵은 줄기를 잴 경우는 2.5m이지만요.
               이 나무는 주위의 생육조건이 좋아 홀로 우뚝 풍성하게 자랐으므로 큰길가에서 이
            동네의 랜드마크가 됩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밑동에서 연리근이 된 점도 발견할 수
            있지요. 인간의 넓적한 골반에 가느다란 다리뼈가 이어진 것처럼 이 나무의 두 줄기
            밑동은 원래 하나로서 엄청나게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루터기에서부터 나란히
            창공으로 기세를 올리며 뻗어간 나무는 서로 세력 다툼을 하며 싸우는 형국도 아니므로
            보기에 좋습니다. 젊은 혈기를 자랑하는 모양새인지는 몰라도 표피가 벗겨진 곳은 유난히
            붉으레한 연갈색빛을 띠어 더욱 다부져 보입니다..
               보호수를 지나자마자 우측 논가 길에는 커다란 동네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남쪽으로  향하는  여행객에게는  ‘안녕히  가십시오  首丘初心(수구초심)  동창청년회
            동창부녀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반대로  북쪽으로  동네에  진입하고자  하는
            행인에게는 길 왼편에서 ‘동창’이라고 마을 이름을 알려 주는군요.
               보호수 옆에는 유일하게 덕고개가든이라는 음식점 한 채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맛집입니다. 이곳의 토하젓, 참게탕, 순두부백반은 미각을 자극하여 전국적인 맛집 명소가
            되었지요. 인터넷에서는 전국에서 댓글을 단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필자도 한때는
            동료들과 무리지어 이곳으로 종종 찾아간 적이 있지요. 덕고개라는 지명은 전국 도처에서

            몇 군데 확인을 할 수 있는데 대체로 고개 이름입니다. 이곳도 지금은 전혀 고개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평탄하게 경지정리작업이 되었지만, 그 옛날엔 동구밖 작은
            언덕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덕고개 당숲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추측과
            상상일 뿐 세월이 흐르고 옛사람은 가고 없으니 확인할 길은 없군요.
               멀리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덕고개 마을에는 덕고개 당숲도 있어 스물넷에 요절한
            효종의 넷째 공주의 비련을 전하기도 한답니다. 그곳은 붉은 단풍이 유명하여 군포의
            8경에도 속하고 덕현단풍이라는 이름도 얻은 곳입니다.
               이곳 보호수는 남녘땅 느티나무이니 가을철의 단풍은 별로일지라도 동네 어귀의
            신목으로서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달랑 한 그루 보호수로 남아

            있을 뿐이지만, 마을 어귀의 대표적인 나무로서 장구한 세월 동안 장흥과 영암에서 오가는
            사람들과 얽힌 이야기와 사연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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