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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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중학교 후원의 느티나무가 동창의 역사를 증언하다
                    세지중학교 후원의 숲정이와  면사무소 앞마당의 팽나무


               세지면 오봉리(五峰里)는 익숙한 지명이라는 착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전국에
            ‘오봉리’가 무려 16개나 있으니까요. 봉우리를 뜻하는 곳이 10개, 봉황을 뜻하는 곳이 4개,
            오동나무를 뜻하는 곳은 4개입니다. 합계가 18개나 되는 것은 오동나무와 봉황을 동시에
            뜻하는 곳도 3개나 되기 때문입니다.
               오봉1리인 동창마을은 면소재지와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자연부락 같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동창(東倉)이란 지명은 조선시대에 영산강 지류인 한강(현 만봉천)을 이용하여
            뱃길을 운영하고 조세 또는 조곡을 보관하였던 창고가 동쪽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얻은
            이름입니다. 동창은 현재 세지중학교 터이지요.
               동창마을에는 동창점(東倉店)도 있었는데 조선시대의 점은 큰길에 위치해 행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입니다. 그래서 동창마을이 예로부터 그 규모가 컸었고 동창터에
            노거수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곳의 보호수와 노거수는 장흥 석대들에서
            최후까지 항쟁했던 동학농민군 간부들이 희한한 조일연합군에 의해 압송당하는 험한
            꼴을 지켜본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지중학교 후원에는 커다란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고 이 나무를 호위하듯이 느티나무와 팽나무 각각 세 그루가 노령목으로서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곱 그루는 자연스레 숲정이를 이루고 있고 이 마을에 접근할
            때는 동네 속의 숲정이가 포근한 느낌을 주지요.
               후원을 나와 한 건물을 돌아서면 100m도 되지 않는 지척에 현대판 관아라 할 수 있는
            세지면사무소가 있습니다. 이곳 앞마당 좌우측의 노거수 팽나무도 멀리서 보면 동창마을의
            숲정이 일부입니다. 세지중학교는 빽빽한 숲을 이루는 산의 서쪽편 급격한 산비탈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숲정이가 인근 산림에 묻히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근처에
            산림 숲이 있어 숲정이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꼭 풍성한 녹지축을 보는 듯하니까요.

               강산벨트(江山belt)라는 이론도 있는데 이는 강의 벨트와 산의 벨트를 이어주는
            축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곳의 숲정이는 동쪽의 산과 만봉천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
            강산벨트에 해당합니다.
               인접한 영산포에서 큰길을 따라 세지면소재지에 들어선 후, 동창교를 건너면 바로
            우측 민가 안쪽에 동창재래시장도 있어 정겹습니다. 쇠락해 가는 읍면 단위의 재래시장이
            아직도 면면히 유지되고 있는데 원래는 음력 5일과 10일이 장날이었지만 지금은 양력
            2일과  7일로  바뀌었지요.  옛날에는  창고가  있는  지역을  창지라  하였으며,  가까이
            창흘원이라는 역원과 창흘장이라는 시장이 있었는데 지금의 동창장이 이에 해당합니다.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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