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6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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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열녀 4명은 봉건적인 가치만을 강요하는 진부한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임진왜란의 와중에 나사침의 딸과 손녀가 각각 왜군에 쫓기자 강물에 투신하거나 자살을
한 것이지요. 하동정씨와 언양김씨 가문에서 나주나씨 가문으로 혼인을 한 두 명도 나씨의
가풍을 이어받아 같은 이유로 절명을 하였어요.
나주나씨 후손이거나 이들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원당의 은행나무를 탐방한 후
별도로 나주시내의 나주천 가에 위치한 고색창연한 금호사를 방문하는 것도 권장할만
합니다. 금호사의 나씨삼강문은 원래는 마을 입구에 세운 정려문인데 중량감을 보이는
여러 비석이 담장 안팎에서 도열하여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고택 사당 건물이 담장
안에 초연히 자리 잡고 있어서 레트로 감성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 거예요.
그뿐 아니라 금호사의 뒤편 야산은 남산공원으로서 나주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숲속
힐링센터이므로 공원 숲길을 잔잔히 걸어보는 것도 나주에서 레트로한 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요. 도시화의 진전으로 금호사 좌우는 현대식 고층건물이 들어서서
금호사는 옛 전통과 과거 유산이 포위되어 있는 고도 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요. 남산공원의
짙은 숲속도 그 경계를 벗어나면 현대판 아파트 숲이니 주민들만이 산책길을 한가로이
오가며 양쪽을 이어주고 있어요. 금호사의 여러 영령들도 영면을 취하고 있을 것이니
휴식이 있는 작은 숲속의 이웃 정경도 더욱 평화스럽게 다가옵니다.
이 소중한 은행나무가 전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효행 정신과 충열 정신을 반추하고
있으니 ‘큰바위 얼굴’의 이야기처럼 추원당 사당과 금호사를 찾는 후손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그 정신이 이어져 문중에서는 충효열을 제일의 가치로 여기고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나무는 정확히 따지면, 1556년에 식재되어 467년이
되었는데 가슴높이 둘레 5.4m의 강직한 나무로 성장했습니다. 그 기상처럼 수많은 비바람
태풍과 전란을 겪으면서도 크게 피해를 겪지 않았지요. 한때는 나무 안에서 불이 났으나
죽지 않고 지금까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여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지 못한 것입니다.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지만 문중의 사당 안에 있어 후손들의 숭조(崇祖) 사상이 그나마 문중의 나무를
건강하게 지켜나가고 있어요.
이 은행나무가 전해주는 이야기와 같이, 조상들의 깊은 뜻을 간직한 채 서 있는 신령한
나무의 정신은 오늘날에 적절한 형식으로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한낱 나무에
불과하지만 전해오는 나무의 의미는 한 문중의 얼이 서린 신령수와 같다 할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이 길게 봐도 100세이지만 수백년 풍파를 겪은 나무는 우리에게 자연의
이치와 지혜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스승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우리는 나무를
마음으로 보는 심안 즉, 투시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나주나씨 후손은 충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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