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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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 푸조나무 가운데서 가장 오래 산 이 푸조나무는 그늘 품에 유서 깊은 쌍계정이
            있어 더욱 일품이 됩니다. 당산목은 당연하고 정자목으로서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요. 이
            푸조나무는 금안리 쌍계정 마을에 위치하는데 사방이 툭 틔워 바람결이 더욱 시원합니다.
               푸조나무는 실제로 낯익은 이름이 아닙니다. 푸조나무는 남부지방에서는 검팽나무로
            불리는 등 사람들은 팽나무와 별로 구별을 하지 않았고 혼동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푸조라는  말은  프랑스의  자동차회사를  떠오르게도  하지지요.  하여간  푸조나무는
            한중일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부해안지방에 한정하고 수목한계선이 대구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대구달성에는  500년이  넘는  푸조나무가  있고  담양에는
            천연기념물 366호인 관방제림에 푸조나무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광양의 도심숲인
            유당공원의 푸조나무도 유명하지요.
               이곳 푸조나무의 폭넓은 수관은 쌍계정 지붕까지 일부 그늘을 드리우니 개방된 평지에
            이런 콜라보가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푸조나무의 잎은 만져보면 아주 거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때문에 벌레조차도 범접하지 못하는 속성이 있어요. 그 점은 팽나무 잎이 벌레의
            침범을 잘 당하는 것과 대비를 이루어요. 그래서  일본과 중국에서는 옛날에 천연재료의

            사포로 썼다는 기록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곳 푸조나무가 넉넉하고 여유로운 것은 쌍계정에서 풍류를 즐겼던 옛 선현들의
            여유가 배어 나기 때문입니다. 남북으로 25m에 달하는 수관 아래로는 큰 나무의 기세에
            눌린 듯 잡초도 범접하지 못하니 바람은 사방에서 장애물 없이 불어오는 양이 서늘함을
            더합니다. 오랜 보호수라 외과수술 자국이 크게 남아 있지만 반면에 목근이 사방으로
            뻗어간 형상이 특이하지요. 일부는 지면 위로 상당한 거리까지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군요. 원래 줄기 외에 크게 돌출된 기형적인 수피가 줄기 전체를 감싸고 있으니 아픔을

            이겨내는 생명력이 넘쳐납니다. 줄기 안쪽의 일부는 썪었지만 외피를 통해 자양분이
            잘 공급되고 수관 위에서는 광합성작용이 활발하니 푸조나무는 병충해만 조심하면
            장수하겠지요. 뿌리를 내리는 대지도 돌투성이가 아니니까 길지에서 푸조나무가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쌍계정은 전남 유형문화재 34호인데 이곳 금안동은 조선시대 호남3대 명촌으로서
            400년간이나 마을 사람들이 화목하고 좋은 동네를 가꿔가자는 ‘대동계(大同契)’를 운영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이웃 영평리 설재서원의 문정공 정가신 등 3인이 교류하던
            처소라 하여 삼현당(三賢堂)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설재서원 비자나무 편에서 언급했지만
            쌍계정은 고려후기 설재 정가신이 건립한 설이 있습니다. 쌍계정이란 이름은 정자 좌우로

            계곡이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앞쪽에만 금성산 계곡수가 맑게
            흐르고 있답니다.


                                                    제3장 금성산 북쪽 호남 3대 명촌 노안면과 문평면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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