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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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곡리 월곡마을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자리 잡아 당산목이
되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주문처럼 겹쳐서 바라보면 한 그루이고 방향을
바꿔 바라보면 숲정이가 됩니다. 마을 공터에서 바라보면 좌측이 이팝나무이고 우측은
느티나무지요.
한때 사이좋게 보호수였던 두 그루 가운데 이팝나무는 전라남도 기념물 제163호로
400여년 수령을 자랑하고, 느티나무 역시 같은 세월을 사이좋게 살아왔습니다.
용곡리에는 용정, 월곡 등 7개 마을이 있는데, 용정마을과 월곡마을에서 글자 하나씩
따서 사이좋게 용곡리가 되었습니다. 달성 배씨 집성촌으로 450여 년 전 생긴 마을이라고
하니 이팝나무는 그 오랜 세월 그 자리에서 오늘의 영광을 꿈꾸어 왔겠지요.
안내판에는 18m로 표기되어 있고 다른 자료에는 20m로 알려진 거목 이팝나무는
둘레를 재어보니 3.3m군요. 마을 안에 위치하여, 쉬어갈 수 있는 정자목 구실을 하는데
남곡정(南谷亭)도 그곳에 있지요. 또한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스런 나무의 구실을 하고
있답니다.
구전에 따르면, 1590년대 초 성균관 생원이었던 배진이란 사람이 경남 달성에서
이곳으로 와서 마을을 만들었는데, 그 무렵 또는 그 후에 이팝나무를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지요. 이팝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을 지켜오면서 피해를 입었고,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일부 가지는 지지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아끼는 주민들은
나무 주위에 반경 3m에 이르는 원형의 단을 1미터 높이로 축조하여 보호하고 있지요.
생물학적 가치도 높아 나주시는 전남기념물 제163호로 지정하여 보호해 왔는데, 이제는
문화재청에서도 쳔연기념물로 지정하려고 준비중이랍니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꽃은 5~6월에 하얗게 피어 온 가지를 덮으며 은은한 향기까지
멀리까지 퍼져 갑니다. 흔히 ‘쌀밥나무’라고도 하지요. 나무의 꽃이 밥알(이밥)을 닮았다고
하여 주로 이팝나무라고 부르는데,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그렇지 않으면 가뭄이 든다고
하여 예부터 신목으로 여겼답니다.
이 이팝나무가 20m의 나무높이를 자랑하는 것처럼 완전히 자라면 이 정도 크기가
된다고 하는데 10월에는 보라색 열매가 열립니다. 공해에 강하여 요즘에는 전남 지역
일대에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러나 가지는 비바람에 약해 쉽게
손상을 입곤 하므로 자연적으로 자라지 않은 이상 가로수나 정원수로도 20여 m까지 다
자란 이팝나무를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에만 분포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꼽힐 정도록 보기
힘든 나무입니다. 세 나라는 노거수(老巨樹)나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8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