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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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한옥 처마의 예스러움, 돌담과 돌담을 기어 올라간 담쟁이의 고즈넉함, 폐가의
거미줄처럼 풍경을 망치는 전선의 지중화 등 여러 가지 뷰가 아담하고 정겨운 한옥마을의
백미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렇게 마을 입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나무로서 왕버들은
문화생태관광 측면에선 마을의 아이콘이나 마찬가지이니 누구에게서나 사랑을 듬뿍 받을
수밖에요.
더구나 양버들은 지금은 동네 주민들의 쉼터가 된 영호정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니 그 실용성이 대단합니다. 참으로 빈집이 전혀 없는 실거주자 마을의
여름철 보배 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양벽정 담장 안쪽의 크나큰 느티나무가 아직은 공식 기록이 없는 무관의 나무에
불과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왕버들과 쌍벽을 이루게 될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왕버들과 양벽정 담장가의 몇 그루 느티나무, 그리고 양벽정 안쪽의
은행나무가 콜라보를 이루어 단풍으로 합창하니 지나는 길이라도 들러 보면 가심비가
넘쳐날 수 있을 거예요.
마을 안쪽의 예쁜 담장엔 담쟁이덩굴이 무성하고, 가을엔 빨간 단풍으로 풍치를
더해줍니다. 마을의 골목마다 아담하게 들어선 담장에 기대어 사는 담쟁이덩굴은 시선을
잡아끕니다. 담쟁이덩굴은 줄기가 곧지 않을지라도 여름엔 푸른 잎의 풍성함으로 가을엔
예쁜 단풍의 감성으로 마을의 승경을 더해 줍니다.
원래 풍산홍씨 집성촌으로서 5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래마을에는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두 채의 고택과 전라남도 민속자료로 지정된 고택, 나주시 문화유산인 영호정,
양벽정, 귀래당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문화유산 제2호인 도래마을옛집도 있는데 이 가운데 개방된 고택은
자유로이 들어가 볼 수도 있지요. 고택마다 나름대로 특징이 있는데 특히 홍기창 가옥은
골목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아름답고 백일홍이 피는 계절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습니다.
영호정이 한쪽만 담장이 있고 대문은 없지만, 양벽정은 사위가 담장으로 둘러있고
대문도 있습니다.
2층 솟을대문이 아주 특이한 건물이라 금방 눈에 띄지요. 양벽정의 주련 가운데 추사
김정희가 쓴 것도 있고 송강 정철이 담양 소쇄원에서 양벽정의 홍씨 가문 선조에게 써 준
시구도 전해 오고 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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