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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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에 은거하여 속감(쌍시)으로 명물이 되다


               다도면 암정리 산사인 운흥사와 동원사에는 커다란 감나무 한 그루가 각각 명물로서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산사를 떠나 암정리 마을 자체의 명물은 뮈니뭐니 해도
            속감이라고 해야겠군요. 속감은 속살 안에 또 하나의 감을 품고 있는 감입니다. 요즘은

            감의 인기가 옛날에 비해 떨어져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감을 먹다 보면 안에서
            껍질로 둘러싸인 감이 또 하나 나와서 사람을 당황케 하기도 하지요. 이런 속감을 한자로는
            쌍시(雙柹)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감 속에 또 감이 들어 있으니 쌍을 이루는
            거잖아요.
               어쩌다 한두 개의 감이 속감이라면 돌연변이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해마다
            열리는 감나무의 모든 열매가 모두 그러하니 기이한 자연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암정3리인 운흥마을의 형세는 구름이 산봉우리에서 일어나는 형태와 많이 유사하다고
            하여 운흥(雲興)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이렇듯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암정골 운흥사의

            속감나무는 사찰 입구의 요사채 건물을 지나 한 쌍의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는 곳을 찾으면
            쉬 찾을 수 있어요. 이어 은행나무 뒤쪽으로 폐가가 된 사찰 건물의 앞마당 귀퉁이에
            이제는 돌보아 주는 이 없이 홀로 300년의 세월을 견디고 있지요. 나무의 가슴높이 둘레는
            1.3m밖에 되지 않고 주변에는 거목으로 자란 암은행나무 한 쌍이 있어 감나무의 위세는
            위축되어 보일 수밖에요.
               그래서 산사 보살님에게 안내받지 않으면, 농촌 마을에서 일반 보호수를 찾듯이 나무의
            세력만을 보고서 대강의 눈짐작으로는 결코 찾을 수 없지요. 곁의 은행나무는 둘레가 각각

            3.2m밖에 되지 않지만, 산그늘과 씨름하기 때문인지 나무높이는 여느 은행나무와 달리
            별스럽게 높기만 하군요.
               한편 운흥사 입구에서 샛길을 따라 험한 산길을 좌측으로 올라가면 암자와도 같은
            아담한 동원사가 나오는데 그곳에도 똑같은 속감이 있답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신비한
            느낌까지 들 수밖에요. 어떻게 이웃 사찰에 나란히 속감이 숨어있는지.
               늦가을에 전라북도 등 소백산맥 자락의 산골 마을을 여행하다 보면, 마을길과 담장 등
            곳곳에서 붉게 익은 감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다도면의 산세와 이어진 산골 지역인
            영암의 금정면은 대봉감의 주산지이기도 하지요. 이렇듯 감나무는 노년 세대에게는 아련한
            고향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친숙한 나무이고 그 열매인 감과 홍시는 정겨운 과일로서

            회상이 됩니다.
               불회사 북쪽의 다른 골짜기에 위치한 운흥사는 신라 효공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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