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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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회사(佛會寺)에는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이 두 점이나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그
유명한 불회사의 연리목에서 시작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서 산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면 중요민속자료 제11호인 석장승이
길 좌우에 나타납니다.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석장승은 우리나라 사찰의 석장승으로서
매우 희귀한 유물이고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는 불회사의 백미는
할아버지, 할머니 석장승이지요. 할아버지 석장승이 사천왕문의
천왕처럼 무서운 얼굴을 보이며 찾아오는 이들은 마음가짐을
정숙하게 할 것을 무언중에 가르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석장승의 위엄에 눌려 조심스레 산사를 찾아가는 길은
몇십 걸음 가지 않아서 비자림 숲속에 사랑나무가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석장승의 산사 방문 몸가짐 주의사항을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서는 순간, 뜨거운 사랑나무가 지척에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군요.
6백년 된 느티나무는 가을이 되면 붉은 비단옷을 입는 애기
단풍나무와 한 몸이 된 연리목입니다. 부끄러운지 비자림 숲속에
숨어있으니 과거에는 들고나는 행인들조차도 잘 알아차리지
못했었지요. 그렇지만 이제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니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이 없겠지요. 더군다나 최근엔 나주시청에서 보호수의 생육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짙은 그림자를 지우는 두어 그루 나무를 베어냈답니다.
이제는 비좁은 숲속의 숨은 사랑이 아니라 숨 쉴 만한 공간에서 다정한
사랑나무로 사람들에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군요.
안내판에는 그 깊은 의미를 잘 알리고 있어요.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연리목은 마치 바위 위에서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처럼 보이는 희귀수입니다.
연리목은 나라의 경사와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 등을 상징하는
나무로서 고려사와 삼국사기에서도 연리목을 기록할 정도로 희귀하고
경사스런 나무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이곳 나주 다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주 상서로운 일로서 보호수로 지정합니다.
연리지의 기원은 오래됩니다. 중국 당나라 유명시인 백거이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표현한 ‘장한가’라는 시에서 ‘재천원작비익조
(在天願作比翼鳥)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라고 그 유명한 시를
노래합니다.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