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3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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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는 천연기념물과 보호수, 기타 노거수 등을 포함해서 900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동백은 다음 절에서 다루는 천연기념물 동백나무(515호)를 비롯해서 단 두
            그루뿐입니다. 동백나무는 동아시아 원산으로서 남부지방, 특히 해안에 많이 분포하는데
            여수, 강진, 완도의 동백나무 군락은 너무나 유명하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요. 엄동설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니 영어로는 겨울의 장미라는

            뜻의  ’rose of winter’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수려한 동백나무가 봄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사 역할까지 하니 여수의 오동도는 특히 동백나무 군락지로 전국적으로
            유명하지요. 이른 봄철부터 동백꽃 피는 항구에 행락객이 전통적으로 몰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참고로 오동도는 본래 오동나무가 많고 섬의 모양도 오동잎을 생겼다고
            해서 ‘오동도’로 불렸어요. 지금은 오동나무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하니 세월이
            무상하다고 할까요?
               여기 귀한 동백나무는 개인 주택 뒷동산에 있어 ‘희귀목’으로 분류되는데 주인이 집을 비운
            넓은 마당을 지나 답사하자니 자유롭지 못했어요. 동백나무를 뒤뜰에 두고 사는 주인장은
            신축건물과 잔디마당도 근사하고 널찍하니 불쑥 답사하는 것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답니다.

            여러 마리 개가 고즈넉한 동백을 지키고 있으니 묘한 콘트라스트를 이루지만 이 귀한
            동백나무는 몰래 파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위안이 들었답니다. 나무의 밑동은 1.9m이지만
            가지로 인해 가슴높이 둘레는 2.4m나 되니 나주의 천연기념물 동백과 같은 치수가 되는군요.
               다음 절의 금사정 천연기념물 동백은 전국에서 가장 굵다고 하니 이 나무의 수세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뒷동산 가파른 비탈에 위치하여 그늘이 있어도 즐길 사람이
            없으니 무슨 소용일까 싶습니다. 그래도 수형이 미려하고 균형이 잡혀 있으니 일품을
            이루고 주인의 사랑을 흠뻑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인이 멀리할 때는 처연한 모습이

            호젓함만 더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입춘 추위에 주인의 관심을 받지 못할 때에는
            뒷산이 서북풍을 막아줘서 춥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른 봄날엔 따사한 봄볕의 속삭임에
            하느작거리겠지요. 아울러 뒷산 대나무 군락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말벗이 되어 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들기도 해요.
               사택내 개인 소유물만 아니라면, 참으로 희귀목으로서 겨울, 봄 아랑곳하지 않고
            연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시사철 탐방객의 관심을 끌수 있는 매력물입니다. 그러나 동네
            깊숙이 사택 안에 숨어 있으니 아쉬움만 더하지요. 어느 날 낯선 탐방객이 큰마음 먹고
            애써 찾아가려 한다면 단단히 작정해야겠지만, 그 보상은 충분히 받을 거예요. 그리고 귀한
            발걸음 끝에 이름 모를 주인장이 댁내에 부재중일지라도 귀한 생태자원을 함께 공유한다는

            사회적 가치를 나눌 수 있겠지요. 그러면서 탐방객은 공유개념으로 흐뭇한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믿어집니다.


                                                     제5장 천연기념물이 있는 영산강변 하류 아랫동네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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