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5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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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금사정 동백나무, 조선선비의 절개를 보이다
홀로이 나주 선비의 지조를 지켜오는 영산강변의 고귀한 나무
동백나무의 큰 꽃은 꽃잎 하나 시들거나 상하지 않은 채로 붉은 꽃송이가 통째로
땅바닥으로 툭 떨어집니다. 이 모습에서 선조들은 아름다움과 애절한 슬픔을 느껴 자신의
마음을 동백꽃에 자주 투영하였지요. 이러한 이유로 동백꽃은 고문헌에 자주 등장하며 옛
선조들이 가까이 대한 전통 꽃나무가 되었습니다.
슬픔이 많았던 제주도에서는 꽃이 툭 떨어지는 것이 사람의 목이 잘리는 것과 같다고
불길하다고 보는 이도 있으며, 이 나무를 심으면 집에 도둑이 든다고 하여 꺼리기도
한다지요.
한편, 베르디의 유명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도 만들어진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La Dame aux camélias)의 제목은 번역하자면 ‘동백의 여인’이란 뜻이에요.
오페라의 제목인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헤매는 여인’이라는 뜻이지만 동백꽃을 몸에
꽂고 있어 춘희라고도 합니다.
동백은 동아시아에서 자생하는 상록교목인데 꽃은 춘백이라고도 하니 어쩐지 이리저리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동백은 겨울꽃이라는 뜻도 있으만 10월초부터 해를 넘겨 4월까지 꽃을 피우는데
붉은색을 위주로 흰색, 분홍색 꽃이 피기도 해요. 여기 동백은 진홍색이라서 그 절개가
더욱 돋보입니다. 동백은 조매화라 하여 새의 도움으로 수분을 하는데 동박새가 동백의
꿀을 먹고 산답니다. 그래서 동박새는 꿀이 좋아 동백나무숲에 산대요.
나주에는 두 그루의 천연기념물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 동백나무입니다.
여수 오동도의 동백림 등 전국의 유명한 동백나무 숲이나 군락은 흔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송죽리 금사정의 동백나무는 단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 제515호로
지정되었어요(2009년). 높이 6m, 밑동 둘레 2.5m(지상 0.5m 측정치)로 우리나라
동백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며, 모양새도 반구형으로 아름답고 수형도 미려하여
단목이라도 동백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지요. 그래서 군락이 아닌 독립수를 문화재로
최초 지정했습니다.
동백나무의 꽃은 ‘산다화(山茶花)’로서 마시는 차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동백이
정원수로서 관상용이지만 예전에는 동백기름을 머리에 발라 남녀 모두 멋을 부렸답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동백꽃은 지혈에 탁월하고, 어혈을 풀어 주며 종기를 다스려 주는
효능이 있다고 전합니다.
제5장 천연기념물이 있는 영산강변 하류 아랫동네 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