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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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복마을 당산제와 신목인 향나무
역시 200년을 바라보는 이곳 향나무는 마을회관 옆이자 정자 뒤쪽에 위치합니다. 이런
주변 여건 때문에 비좁은 공간에 자리 잡은 향나무는 스스로 나무의 태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향나무는 수관이 낮고 잎은 빽빽해서 정자에 확실하게 짙은 그늘을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웃 소나무 및 참돌처럼 향나무 역시 새끼 금줄을 두르고 있고 나무 아래
공간에는 제단석과 고인돌로 보이는 거친 돌이 있습니다. 향나무는 동네 사람들과 오랜
세월 애환을 같이 하다 보니 줄기 안쪽은 공동화가 발생하여 외과수술 자국이 크게 남아
있어요.
마을 사람들의 수호신으로서 오래도록 이 동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신목 향나무가
오래오래 살아남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향나무가 마을 사람들의 심신을 위로하고
힐링하기를 숙연하게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어쩐지 나무 아래에 서면 마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아직도 신목으로서 경외하고 숭배하는지 알 것은 느낌이 진하게 드는군요.
아주 신괴하게도 향나무 아래 좁은 공간에는 흙으로 만들어진 1m 크기의 봉분이 있는데
더욱 괴이한 것은 그 봉분 위에 짚으로 만든 고깔이 입혀져 있습니다. 이런 봉분 같은
토괴(흙덩이) 조형물을 할머니 당산신이라고 한다니 참으로 놀랍군요. 도로 건너편에도
할아버지 당산이라는 흙 봉분과 제단석이 있는 점은 흥복마을 자체가 큰 인물이 나오는 등
범상치 않은 동네로 보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정월 15일에 삼신할머니께 당산제를
지내는데 여전히 그 명맥이 이어지는 등 나주에서는 가장 유명한 당산제라고 합니다. 이곳
당산제에는 아직도 제물로 숭어와 민어가 올라가는 전통이 이어진다는군요.
제5장 천연기념물이 있는 영산강변 하류 아랫동네 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