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P. 89
연리근, 연리목, 연리지의 감나무, 억겁 인연을 보여 주다
송림리 예림마을 앞의 좁은 전원길을 지나다 보면 ‘나주미술관’과 ‘카페 소감’을 함께
쓴 소박한 간판이 보입니다. 이곳은 나주혁신도시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미술관
겸 카페인데 이 동네에서 500m를 더 가면 홍련으로 유명한 화지리의 화지제라는 큰
연방죽이 나타납니다. 연방죽 곁에는 홍련마을이 있고 이곳은 진주강씨의 집성촌이구요.
송림리를 지날 때 마을의 언덕을 쳐다보면 길쭉한 형태로 키가 큰 나무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게 바로 이곳 미술관의 랜드마크가 된 감나무입니다. 물론 이 부지에는
30m 거리를 두고 홀로 우뚝 선 곰솔 한 그루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술관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의 이름을 ‘소감’ 카페라고 작명했다고 하는군요.
이곳 미술관은 이곳도 강씨 집성촌이니까 강씨 화가가 운영중이군요. 주인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낡은 고가와 언덕바지의 거칠고 너른 땅을 잘 꾸며 놓았군요.
미술가의 안목 때문인지 조경미가 돋보이는군요. 온갖 조경수와 뒤뜰의 넓은 핑크 뮬리
화원, 요소요소에 팜파스 그라스까지 아기자기하게 잘 조성되었어요.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에서 하늘을 찌르는 크기로 서 있는 감나무는 가을이 되면 붉은
홍시로 인해 금방 그 이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감나무는 나목이 되어
앙상해지므로 그때는 곰솔 하나가 하늘가에 의연히 서 있는 셈이 되지요.
이제 이곳의 상징 감나무에 대해 알아보면, 한 마디로 이곳 감나무는 참으로 그 태깔이
괴이하여 인상적입니다. 하늘 높이 제멋대로 자란 감나무 줄기는 서로간에 얼마나 가까이
자랐는지 다섯을 함께 합하여 둘레를 재어보니 3.0m에 이르렀습니다. 멀리서 보면
영낙없이 한 그루 감나무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이 감나무는 세상에 그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연리근, 연리목, 연리지를 다 보이고
있어요. 어떻게 삼관왕이 될 수 있나 믿기지 않을 지경이에요. 이 세상 어디에도 삼관왕은
있지 않을 것 같아요. 열대지방에 사는 나무로서 옆으로 무한번식하는 특이한 나무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나주는 연리목의 고장으로 선포해도 될 것이라고 믿어요. 필자가 찾아낸 연리목만 해도
십여 그루가 넘으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곳 연리목은 아주 특이합니다. 앞쪽 두 그루가
연리목을 이루고 있는데 앞줄 좌측 나무는 뒤쪽 가운데 나무와 연리지가 되었군요. 함께
부대끼면서 자라다가 어느 날 바람이 맺어준 천생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뒤쪽에서 좌측과 가운데 나무는 연리근을 이루고 있고 가운데 나무와 우측 나무도
연리목이 되었네요. 세상에 이렇게 기묘한 인연으로 다섯 줄기가 얽히고설킨 나무가 있을
수 있을까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밀도 있답니다.
제2장 옛 남평현 일대와 공동혁신도시 주변 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