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P. 161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나주의 새로운 보물이 되다


               나주에는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이 17점이나 있고 천연기념물도 2그루가 있지만 철천리
            유촌마을의 굴참나무를 본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이런 마을 안쪽에 이름도 없이 저런
            압도적인 명품 나무가 있었는지 눈을 의심했지요. 그리고 놀란 나머지 감탄사를 발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깊은 생각 없이 관찰한다면, 큰 그늘을 이루어 마을의 정자목으로 휴식 공간을
            만들어 주고, 동네 개천에서 빨래하던 시절에는 빨래터에 그늘을 제공했던 친근한
            나무라고만 가벼이 여길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봉황은 그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데 이런 시군 단위의 하위 지명에 어찌
            등장할 수 있을까요?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가진 상상의 새로서 중국의 전설에
            등장합니다. 봉은 수컷을 말하고 황은 암컷을 뜻하는데 고귀한 새인지라 오동나무의 높은
            곳에 살고 대나무 열매를 먹으며 신비한 영천(靈泉)을 마신다고 하지요.
               고대 중국에서 봉황은 기린, 거북, 용과 함께 네 가지 영물로 여겼고 태평성대에 나타난다고

            믿었으므로 황제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봉황의 문양도 천자의 상징이 되었지요.
               봉황면 철천리의 입구에 들어서면 외삼문 같은 철야 마을의 숲정이가 있고 이어
            내삼문같은 유촌마을 숲정이가 있는데 실개천을 따라 마을 안쪽 덕룡산 산자락으로 계속
            들어서면, 이 굴참나무가 우람하게 등장합니다.
               마을 안쪽 빨래터에 있는 웅대한 굴참나무를 본 순간 떠오른 착상이 있었어요. 바로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라는 1973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골든 팝송이지요. 지금은 흘러간 팝송이 되었지만, 아직도 구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노란색 리본을 굴참나무 고목에 달아주세요’라는 제목인데 여기 가사에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노란 리본이 진도 팽목항을 중심으로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지금도 차량 스티커 등으로 종종 볼 수 있잖아요. 우리나라의 노란 리본은 숨진 영혼을
            위로하는 성격의 것이라면 팝송에서의 노란 리본은 나의 사랑과 진심을 알아달라는 애틋한
            뜻이 있답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요약해 볼까요. 3년의 교도소 형기를 마친
            남자가 뉴욕에서 고향 플로리다의 애인을 찾아가는데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원한다면
            동네 입구의 굴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고 미리 편지를 보냈어요.

               만약 노란 리본이 걸리지 않았으면 버스에 탄 채로 그냥 떠나겠다는 비장하고 애련한
            심정을 담은 사연이 노랫말로 흘러나옵니다. 이 얼마나 겸손하면서도 애틋한 구애의


                                                           제4장 봉황의 동네, 그리고 나주호의 동네 161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