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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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늘을 가리는 비보림, 나무들의 향연을 펼치다
남평읍의 다양한 수목군을 모두 탐방하는 재미로 하루해가 다 갈 즈음에 마지막
코스는 남평읍을 살짝 벗어난 이곳 판촌리 고마(叩馬)마을입니다. 시간상 여유가 있다면,
남평읍내에서 끝낼 일이 아니지요. 더 발품을 팔 수 있다면 이왕 나선 발길을 더 나서서
이곳 마을 초입에 살짝 들어갈 볼 일입니다. 이곳에서 초거대 수목들의 여름 향연에 참가할
것을 감히 권하고 싶군요.
이곳은 이름도 특이한 고마마을인데 산록에 감춰진 마을 입구에는 400살 고목 보호수
느티나무가 떡 버티고 서 있답니다. 한눈에 봐도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더욱
장엄한 것은 이 나무 뒤로 줄나무 수림이 녹색 배경을 이루는 점이지요.
어지간하면 오랜 시간 생태답사가 이어질 때, 한두 그루 평범한 보호수로는 탐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지요. 남도땅에서 주종을 이루는 여러 느티나무의 이미지가
여러 모습으로 변용되면서 중첩되어 주마간산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가기가 쉽상입니다.
그래서 탐방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어느 한 보호수를 보고도 한눈에 큰 인상을 받기가 쉽지
않게 될 거예요.
앞서 인근 남평 드들강 솔밭유원지의 소나무 350그루는 거창한 강변숲을 이루어 특징이
있었고 안동 하회마을의 만송정 숲처럼 대단했지요. 그렇지만 각각의 소나무가 장대하지는
않았는데 고마마을의 숲은 하늘을 찌르는 듯하여 그 아래 서면 위축되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섯 종 92그루의 거대한 나무들이 산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개천 양쪽에 도열해 하늘을
가리니, 압도적이고 환상적입니다.
고마마을은 지명도 아주 특이하여 자연히 호기심을 갖게 될 터인데 그만한 유래가
있답니다. 신라말에 음양풍수설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화순 운주사를 창건한 후 거처를
남평읍으로 정하기 위해 마을 앞을 지나는 중에 이곳의 지형을 살펴보게 되었다는군요.
이곳은 말바위 형세의 산과 말 형국의 바위가 있어 유심히 탐색하던 중 시간이 지체되어
목이 마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갈증으로 급히 떠나기 위해 말을 채찍질하면서 떠나갔다
하여 마을 이름을 고마(叩馬)라고 하였다지요. 叩는 두드릴 고이고 馬는 말마이니 딱
부합합니다. 그래서인지 큰길에서 이 마을로 진입할 때 멀리서 보는 풍치부터 그 느낌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숲이 마을앞을 감추고 있고 제방림은 물길을 마을 앞으로 돌아
흘러가게 했으니 전형적인 장풍득수(藏風得水)의 명당이지요. 마을 입구에는 400살의
느티나무 나무높이 14m, 둘레 5.8m로서 고목이 되었고 도로 가운데에 위치하는데
지척에 네 그루가 더 있습니다. 이렇게 모여 있으니 숲동네로서 손색이 없군요. 그래서
제2장 옛 남평현 일대와 공동혁신도시 주변 97

